[책리뷰] 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하고 싶을 때 읽는 책
"책의 제목처럼 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할 수 있는 방법은 언제 알려주려는 거지?"
나는 책 제목에 낚여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낚였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이 책이 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하는 방법을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책의 앞부분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를 한다.
적게 일하고 크게 어필한다는 것은 꼼수를 부리는 것이 아니다.
일했으면 최소한 자기가 일한 만큼은 제대로 인정받자는 것이다.
물론 책 제목이 눈에 확 띄어야 하니까 그럴 수 있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저자도 책 제목에 꼼수를 부린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직장에서의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을 하면서
어떤 행동을 피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그런데 저자가 높은 직급(글로벌 기업의 지사장)에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내가 아직 말단 직급에 있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책에 언급되는 행동지침(?)들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 점심시간일수록 상사를 챙겨라
직원들이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말하기를 기다리는 소심한 상사도 있다.
점심시간에 '식사하러 가시죠!'라며 상사를 챙기는 말 한마디로도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다.
- 상사도 간식 먹고 싶다
직원들이 출출해서 간식을 먹고 싶을 때 상사도 같은 인간이기에 간식이 먹고 싶다.
- 퇴근 인사 전에 상사와 퇴근 담소를 나눠라
- 상사와 문자로 대화할 때는 문장 길이를 맞춰라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식사하고 간식을 먹을 수 없는 직장 상사라면 그 사람이 변화를 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직장 상사를 챙겨주면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이야기하면 어쩔 수 없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상사, 직원의 관계에서는 거의 일방적으로 직원의 노력만 이야기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고과권자에게 잘 보이는 게 직장생활에 도움이 되는 현실 때문인 걸까?
이러한 불편한 현실에 대한 직시를 제외하면 도움이 되는 내용들도 분명 있다.
- 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도 잘하는 사람, 그래서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같이 일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 나이와 직급을 떠나 직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를 존댓말에 담자.
- 일에 대한 내용이나 결과를 알리는 보고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하는 것이
일을 시킨 사람과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좋다.
책에 이런 내용들만 있었으면 거부감이 덜 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쉽다.
나중에 내 직급이 올라가면 그때는 이 책의 내용에 더 공감할 수 있을까? 궁금하다.
책의 제목을 기대하고 이 책을 읽으면 실망할 수 있다.